2월 마지막 거래일이다. 기대감으로 시작한 2월이었지만 악재만 가득 쌓아 놓은 채 3월을 맞이하게 됐다. 그야말로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형국이다.

이달 초 1100선 중반에서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정책랠리에 힘입어 다시 한번 1200선을 넘어서며 1300 돌파 기대감을 높였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악화된 현실이 기대감을 억누르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2월 마지막 주 코스피는 1000~1100 박스권 하단으로 한단계 레벨다운됐다.

동유럽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미국 은행 국유화 논란, 제너럴모터스(GM) 파산 가능성,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외국인 '셀코리아', 3월 위기설 등 국내외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3월 일시적인 1000선 붕괴 가능성과 박스권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10월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1000선이 무너지면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3월 코스피 1000선 밑돌 수도

정부 정책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장세인 만큼 악재의 한가운데에 있게 된 3월 코스피가 1000선 밑으로 내려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3월 주식시장은 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을 시험하는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코스피지수도 950~1200을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3월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그 자체가 악재이자 호재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이 박스권 상단 돌파 여부를 시험했던 기간이었다면 3월은 박스권 하단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국증권은 3월 코스피는 '버티거나 하락하거나'의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월간 예상 코스피로 950~1150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임정현 책임연구원은 "동유럽과 미 금융회사의 '2차 금융위기' 현실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3월 위기설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이 전개되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도에 따른 수급 악화, 북한리스크 등 시장내 하락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기존 박스권 내 하단(900~1000)으로의 지수 하향 이동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0붕괴는 일시적…매수 기회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1000선을 하향 이탈하더라도 1000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하면서 1200선을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때문에 1000선이 무너지면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양증권은 동유럽 디폴트가 일부 현실화되고 매크로 변수 추가 악화로 지수 1000선이 위협받을 수 있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1000선에 접근할 수록 악재 반영심리가 우세해지면서 3월에도 방향성 쏠림보다는 박스권 모양새(1030~1230)가 만들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3월 양극화 장세가 심화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로 1020~1170을 내놓았다. 일시적으로는 대외불확실성에 의한 여파가 1000선 지지여부를 테스트할 가능성을 일부 열어둬야 하며 1200대 구간을 회복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KT투자증권은 3월 금융시장 혼란을 가중시키는 악재 요인 등이 지배하고 있는 만큼 녹록치 않겠지만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밑돌 경우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영증권 역시 코스피 1000 이하에서는 주식 매집 전략으로 스탠스(자세)전환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연초 유동성 주입에 대한 과잉기대가 있었던 것과 같이 1000선 이하는 유동성 역회전에 대한 과잉 우려가 반영된 영역이라는 분석이다.

악재에 빼앗겨 버린 증시, 첩첩산중 리스크를 뚫고 3월에는 봄이 찾아올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