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에 예금금리 하락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금이 회사채펀드로 몰리고 있다.

작년 말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출시된 장기회사채펀드는 세제 지원 혜택에다, 최근 우량 회사채의 강세로 수익률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장기회사채펀드는 현재 모두 9개로, 올해 들어서만 1천334억원을 포함해 총 1천878억원을 끌어모았다.

이로 인해 전체 순자산액은 작년 말 552억원에서 25일 현재 3배가 넘는 1천906억원으로 급증했다.

가장 먼저 출시된 푸르덴셜운용의 '푸르덴셜장기회사채형펀드'는 가장 많은 1천10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올해만 856억원을 모았다.

한국운용의 '한국투자장기회사채형채권펀드'는 지금까지 528억원이 유입됐으며, 하나UBS운용의 '하나UBS장기회사채채권펀드'가 6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작년 9월 이후 글로벌 신용경색이 고조되면서 극도로 불안해졌던 회사채시장이 작년 말 이후 국고채와 회사채 간의 스프레드(금리차) 축소와 함께 안정을 찾으면서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작년 10월 채권시장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회사채펀드에 1인당 5천만원 한도 내에서 거치식으로 3년 이상 가입할 경우 3년간 발생하는 투자소득에 비과세 혜택이 주는 방안을 도입했다.

뒤이어 장기회사채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됐으나 초기에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이들 장기회사채펀드는 최근 수익률 면에서도 주식형펀드나 다른 채권형펀드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푸르덴셜장기회사채형펀드'와 '한국투자장기회사채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9%와 2.59%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683개)의 평균 수익률은 -4.52%, 국내 채권형펀드(97개)의 평균 수익률은 0.44%에 머물러 있다.

신화철 푸르덴셜운용 채권운용팀장은 "작년 말 사상 최고 수준까지 벌어졌던 회사채 스프레드가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빠르게 축소되면서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며 "속도가 둔화되긴 해도 스프레드가 추가로 줄어들 여지가 있고, 증시 불안 등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태여서 장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