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BBB+'인 코오롱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기관 및 개인들의 수요가 신용등급 'A0'에 이어 'BBB+'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앞으로 비우량 회사채 발행도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기관을 대상으로 한 코오롱 BW 청약에 당초 계획했던 4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880억5000만원이 몰려 2.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600억원이 배정됐지만 청약 결과 809억원이 몰려 1.3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만기 3년에 은행예금 금리보다 높은 연 6.0%의 이자수익이 보장되는 데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 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관뿐 아니라 개인들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물론 개인들의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는 것은 'BBB+'급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에만 몰리던 시중자금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우량 회사채의 수익률도 연 5~6%대로 다소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좇아 비우량 회사채로 흘러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평식 동양종금증권 부장은 "예금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새마을금고나 신협 농협 등과 같은 지역 금융업체들의 채권 수요가 부쩍 늘어 판매할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BBB+'급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작은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의 소매채권 판매액은 지난달 63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5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다만 유통시장에서는 아직 'BBB'급 회사채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시장 회복이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발행시장에서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유럽발 신용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데다 국내 구조조정 이슈도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BBB'급 회사채의 거래가 활발해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서 연구원도 "기타법인이나 개인들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수준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온기가 퍼지고 있지만 아직도 선별적으로 발행이 이뤄진다"면서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위해선 'BBB'급 회사채 발행이 추세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지연/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