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3일 현대ㆍ기아차에 대해 원ㆍ엔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환율이 이들 회사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서성문 연구원은 "지난 20일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작년 11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ㆍ엔 환율도 크게 올라 100엔당 1599원까지 상승, 작년 12월 5일 기록했던 이전 사상최고치 기록을 깼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경쟁력, 특히 최대 경쟁자인 일본 자동차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베르나(수출명 액센트)의 가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2006년과 2007년 지속적인 원화 강세와 달러화에 대한 엔화 약세로 인해 액센트 가격이 도요타의 경차 야리스보다 600달러 넘게 비쌌지만, 작년에는 액센트의 가격이 더 싸졌고 올해 모델의 경우 야리스와 견줘 18.3%나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연간 4만대 수준에 머무르던 액센트의 매국 판매는 작년에 5만431대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21% 증가하며 판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서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일본차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일본 자동차의 국내 수입자동차시장 점유율은 2001년 10.9%에서 2007년 33%로 크게 상승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35.5%를 기록한 이후 올 1월 31.5%까지 추락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환율 여건이 이어지는 한 일본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돼 앞으로도 점유율을 올리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