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한파와 환율 급등이 증시를 덮치면서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0일 전날보다 41.15포인트(3.71%) 급락한 1065.95로 장을 마쳤다. 미국 다우지수가 경제지표 악화로 6년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1100선을 밑돈 채 출발한 코스피는 장초반 1090선을 방어하는 듯 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뚫고 올라서면서 낙폭을 확대, 장중 1050선까지 미끄러졌다. 장 막판 연기금과 증권안정펀드 등이 유입되며 낙폭을 소폭 줄여 코스피지수는 1060선에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한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가 줄기차게 이어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25원 급등한 1506원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1일 장중 기록한 저점(1085.72)을 크게 밑돌며 올 들어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작년 12월 5일 1028.13 이후 두달반만에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증권유관기관의 증시안정펀드 4차분이 이날 집행됐지만 환율 악재에 묻혀 수급상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9일째 팔자에 나서며 360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기관은 17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3417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물이 나오면서 1972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운수장비와 건설, 증권, 은행, 기계 업종이 5~6%대 급락세를 보였고 운수창고(-4.48%)업종 등도 큰 폭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각각 2.71%, 3.70% 하락했고 SK텔레콤(-0.78%), 한국전력(-2.92%), KT&G(-1.37%), LG전자(-5.17%), 현대차(-2.10%) 등이 내렸다.

현대중공업(-9.02%), 현대미포조선(-8.27%), 삼성중공업(-10.20%), 대우조선해양(-13.25%) 등 조선주들이 선박수주 취소 우려에 동반 급락했다.

삼성테크윈은 기업분할 재상장 첫날 12.40% 급등했으며 텔코웨어는 자산가치 부각과 성장 전망에 2.88% 강세를 보였다. 한일철강은 자산재평가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고 우진세렉스도 자산재평가로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올랐다. 한국화장품은 경영권 분쟁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선도전기(-14.53%), 광명전기(-14.36%) 등 남북경협주는 급등 하루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승종목은 상한가 9개를 포함, 103개에 그쳤으며 751개 종목은 하락했다. 31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