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HMC투자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증권과 같은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19일 HMC투자증권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상회'에서 '매수'로 한 단계 올리고, 목표주가도 기존 1만4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서영수 연구원은 "자동차, 신용카드 등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현대ㆍ기아차, 현대카드 등 자금조달이 많은 계열사의 자금 조달을 지원해 HMC투자증권이 단기간에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CMA, 투신상품 등 소매영업 부문의 시너지효과도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이달부터 기아차를 산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상품 가입고객에 한해 일정금액을 할인해 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현대카드와는 M포인트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을 하는 등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교차판매의 기반을 마련, 신규 수익원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여기에 당장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CMA 유치가 쉽고, 2010년부터는 퇴직연금 부문에서도 계열사를 통한 성공적인 진입과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만해도 퇴직연금 규모가 2조원에 달하고,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최대 4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열사간 협력은 이달 4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을 통해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서 연구원은 "CMA에 지급결제 기능이 더해지면 계열사 임직원과 고객 유치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며 "여기에 증권사 지점망을 통해 카드 영업도 가능해져 현대카드와의 제휴 영업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고, 카드 모집인이나 자동차 판매원을 통해 취약한 채널도 보완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HMC투자증권이 삼성증권 수준의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92년 국제증권(현 삼성증권)을 인수한 이후 93년 10월까지 약 1년간 주가가 장기 조정 양상을 보였다"고 했다. 이는 인수 전 루머 등으로 삼성증권 주가가 단기 급등했지만, 인수가 확정된 이후에는 재료 소멸과 인수비용, 구조개편 비용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이후 1년이 지나자 삼성증권 주가는 재차 상승했다. 구조개편이 일단락되고 그룹 계열사의 지원 효과가 보태지면서 수익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HMC투자증권도 옛 삼성증권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게 서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HMC투자증권 역시 신흥증권 지분을 작년 2월 인수하고 이후 1년간 사업구조를 현대차 그룹에 맞게 재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이어 "IMF 등 금융위기 국면에서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신인도, 공격적인 영업 전략 등을 토대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HMC투자증권도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이 중요한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