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해외 악재를 딛고 예상 외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 조정을 기회삼아 개인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지난 17일 미국 다우 지수는 3.7% 급락해 7550선으로 내려앉았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했지만 효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고, 2월 뉴욕 제조업지수가 사상 최악을 보인 탓이다. 동유럽 금융위기설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우려되면서 은행주도 줄줄이 떨어졌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급락세로 장을 시작했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출발 직후 1100선을 깨고 내려갔고, 코스닥 지수는 372까지 밀렸다.

하지만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현재 1110선으로 낙폭을 줄였고, 코스닥 지수는 아예 반등했다.

오전 10시37분 현재 개인은 코스피 현선물 시장에서 1729억원, 3953계약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99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이 코스피, 선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714억원, 6806계약, 11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개인의 매수가 급락을 막는 안전판이 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수 1100선이 깨지자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개인 매수세가 몰린 것 같다"며 "증시 외부 환경은 어둡지만 개인의 투자심리는 위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9~10월처럼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없어도, 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했던 테마성 종목은 가격부담이 높아 지수 급락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박스권 하단까지 지수 조정을 기다린후 종목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대안으로 환율 상승 수혜주를 꼽았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