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애널리스트,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들이 진화하고 있다.

발로 뛰는 현장형부터 민감한 기업 정보를 분석보고서에 인용해 논란의 불을 지피는 등 생생한 정보 또는 고급정보로 시장에 영향력을 주는 이른바 '파워 애널리스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무선통신 담당인 김인필 애널리스트는 13일 테크노마트 시장조사 분석보고서를 내놓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신 휴대전화 수요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테크노마트를 직접 찾아가 만들어낸 보고서였다.

젊은 얼리어댑터들이 들끓는 테크노마트에서 정확한 시장흐름을 읽어내기 위해 분기마다 시장조사를 벌인다는 김 애널리스트는 한산한 현장 분위기에 의아해하면서 그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파고 들었다.

누구나 알수 있는 경기침체 여파나 의무약정제에 묶여 신규 가입 가능 소비자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외국사 단말기와 스마트폰 대기수요 때문이라는 것을 간파해 냈다.

이 같은 사실은 김 애널리스트가 테크노마트 대리점 판매원들과 인터뷰를 통해 얻어낸 수확이다. 위피탑재 의무화 폐지로 쏟아져 나올 외산단말기와 스마트폰 단말기를 사기 위해 구매시기를 늦추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김 애널리스트는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장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면서 "앞으로도 통계 데이터만으로는 분석해 낼 수 없는 살아있는 정보들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 현장성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보도전문 채널 YTN을 담당하는 이영용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YTN의 효자노릇을 했던 '돌발영상'이 3월께 부활한다는 내부 정보를 보고서에 인용하면서 언론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노조의 사장퇴진 운동과 방송채널사업자 재승인 문제 등으로 극도로 민감해진 시기에 나온 돌발영상 부활이라는 정보는 파괴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언론 전문 인터넷 신문에서 곧바로 사실확인에 들어갔고 YTN 내부에서 이를 부인하고 나서면서 진실 공방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승호,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강원랜드에 대한 보고서에서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카지노업체 매출액 하향과 관련한 정부의 움직임을 콕 집어내 다른 증권사 보고서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 맞춰 카지노 매출 가이드라인도 낮출 것이란 내용이었다. 이럴 경우 강원랜드 등 카지노업체들의 올 실적 규모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었다.

한종효 연구원은 "이미 나온 실적자료 등으로는 한계가 있어 직접 정부 담당자에게 확인 작업을 거쳐 얻은 정보"라며 "각 경제연구소나 정부에서도 올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마이너스까지 예상하고 있어 이 점에 착안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