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 경기부양책 기대감과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1200선 위로 올라섰다. 금융위기 재발 불안감에 박스권에서 맴돌던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코스피 지수는 1210.26에 마감하며 1월8일(1205.70) 이후 한달만에 장마감 기준으로 12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주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수출주가 증시 강세에 앞장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및 금융구제책, 해외 증시 호조, 외국인 매수 지속, 글로벌 구조조정과 환율 효과를 업은 수출주의 강세 등을 들며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우리투자증권은 9일 "지금은 아무리 봐도 아래보다 위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깨에서 팔더라도 지금은 시장을 따라가야 할 때"라며 박스권 전략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 중에서 한국 증시의 민감도가 높은 중국 상하이 A, B지수가 모두 120선을 상향돌파해, 산업별 연관도가 높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국내 수급의 중심이 되고 있는 외국인과 투신권도 상승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미국증시 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인들이 3개월째 한국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국내 투신권도 주식형 펀드내 투자비중을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유동성이 정체상태에서 벗어나 순환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부동자금 이동이 주식시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술적 분석을 통해 코스피 지수가 128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키움증권은 아예 코스피 지수가 이번 주 내 13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마주옥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 금융구제안은 글로벌 신용경색을 완화시키고, 향후 은행권 대출증가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 경기부양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유동성(총통화: M2)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유사한 이유로 주 초에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봤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부양책과 제 2차 금융구제안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나 부실자산 시가평가를 유예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며 "과거 1990년대 일본 금융기관 정상화가 늦게 진행된 이유 중 하나가 부실자산의 장부 평가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경기 및 실적과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1240선을 강하게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정부정책 테마주의 경우 일부에서 묻지마 투자가 형성되는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