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유동성 장세 즉 '돈폭탄 랠리'가 시작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중의 거대자금이 빠르게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돈맥경화(자금경색)'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PB센터에 가입된 법인 및 개인의 거대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우량한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모 증권사 강남PB센터 관계자는 "거액의 자산가들이 모여있는 PB센터의 경우 우량한 회사채를 매수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추가로 금리인하를 결정하면 유동성 회복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예상했다.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거대자금의 흐름이 앞으로 위험자산인 주식 및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유동성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인 유동성 랠리가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계투자자들의 자본이 국내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며 "삼성전자(54,700 +2.63%)와 포스코, 현대자동차, 하이닉스 등이 대표적인 '수급 상승주'로 꼽힌다"고 전했다.

이어 "하이닉스의 경우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폭을 기록했는데 최근들어 엄청난 규모의 외국계자본이 유입되며 주가를 밀어올렸다"며 "부진한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외국계자본이 베팅한 것일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각각 5거래일과 13거래일 연속 사들이고 있다. 포스코도 6거래일째 대거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한 이후 33% 가량 주가가 뛰었다.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로 해석할 수 없는 단기적인 수급상황이라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국증시의 '돈폭탄 랠리'가 펼쳐지면 되살아날 건설주를 비롯해 증권주, 정책테마 수혜주 등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병식 대신증권 채권분석팀 팀장은 "유동성 랠리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며 맞섰다. 우량회사들을 제외하고 비우량회사들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일부 발행되고 있는 우량회사채의 소진이 빨라졌다고 해서 시장안에서 거대자금이 자율적으로 이동한다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며 "비우량회사채의 신용리스크가 줄어들거나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보다 쉽게 이뤄질 때 유동성 장세를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통위의 금리인하 기조로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상당히 싼 국공채 등을 나두고 회사채만을 매수할 이유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2009년 1월 회사채 전체 발행규모는 70개사 7조5707억원을 기록, 지난해 1월 3조1486억원에 비해 1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별 발행규모로는 포스코가 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진중공업(4350억원), 기아자동차(4000억원), 두산중공업(4000억원) 등의 순서로 발행규모가 컸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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