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주가가 싸다는 점 외에 환차익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외국인이 한국에서 매수 중인 것은 원화 가치가 다른 통화보다 저평가돼 있어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작년 말 1259원에서 최근 1380~1390원대로 뛰어올라 올 들어 원화 가치는 9%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엔(-0.1),홍콩 달러(-0.1),대만 달러(-2.4),인도 루피(-0.3),중국 위안화(-0.3) 등의 가치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원은 "올 4분기 환율은 120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주식에 투자해야 할 외국인 투자자라면 상대적으로 싼 한국 증시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율효과가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점이 외국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수출 기업들이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도 외국인의 시선을 끄는 대목"이라며 "최근 엔화 강세로 도요타 소니 등 일본 수출주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 데 비해 현대차와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하단을 높여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투자자들은 주가가 해외시장에 비해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외국인 시각에서는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지수가 매우 낮아 투자 매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토러스증권이 코스피지수를 달러로 환산해 S&P 500지수와 상대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코스피 수익률이 25%(2008년 이후)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