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외국인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케이맨제도 등 조세회피지역 헤지펀드들이 대거 빠져 나간 이후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계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롱텀펀드 자금 외에 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는 화교계 및 일본계 자금도 들어오고 있어 관심이다. 외국인은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29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나흘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로써 올 들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전달(7700억원 상당)을 포함,1조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아시아계 등 새로운 외국인들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경근 ABN암로 상무는 "올해 미국과 유럽에선 매도 주문이 여전히 많은 데 반해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에선 '사자' 주문 증가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이들 자금에는 화교계 자금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 자금들도 관심을 높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임 상무는 "오는 9월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라 대형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일본 쪽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국적 투자자들의 투자 등록은 35명으로 10월(9명)과 11월(14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