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立春)이다. 2월 중 한두 차례 추위가 오겠지만 설연휴 때처럼 강추위와 폭설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봄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경제에 봄기운은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발표되는 지표마다 외환위기 이후 아니면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이다. 이번 주에도 비슷한 양상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지식경제부가 2일 내놓는 1월 수출입동향에선 큰 폭의 수출 감소 및 무역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5일 공개하는 2월 그린북(경제동향 속보치)에선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어떤 말로 표현될지가 관심이다. 재정부는 1월 그린북에선 이전까지 써 왔던 '하강 · 둔화'에서 '침체'로 바꿨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5.6%(전분기 대비)로 집계된 데다 올 한 해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지고 있어 비관적인 용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같은 날 내놓는 2월 경제동향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은은 1월 외환보유액 규모를 3일 발표한다. 지난해 말엔 2012억달러로 2000억달러를 지켜냈다. 하지만 이번엔 2000억달러를 밑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외환보유액의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에서다. 다만 한은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외환보유액에서 풀었던 달러 중 27억달러를 지난달 회수해 2000억달러를 방어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회사들의 지난해 4분기 및 지난해 전체 실적 발표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첫 테이프는 신한금융지주가 2일 끊는다. 건설 · 조선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이 급증,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급감했을 것이란 게 전반적인 예측이다. 일각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리면서 마진이 크게 줄어든 것까지 감안하면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는데도 자본확충펀드 구성이 늦어져 질타를 받고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윤곽을 잡기로 했었다.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