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극단적인 가격 인하 경쟁)의 승자인 삼성전자의 위력이 국내 증시에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8일 독일 키몬다의 파산 신청이라는 소식에 설연휴 전 '어닝 쇼크'의 충격을 딛고 10.52% 오른 48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30일 13.05% 급등한 후 하루 최대 상승률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1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만으로 이날 지수는 14포인트(1.3%)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펀드 내 삼성전자 비중을 줄여 놓은 국내외 투자자들은 허겁지겁 삼성전자를 사들였고,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반도체 장비주의 상승 촉매제로 작용했다. 한미반도체와 프롬써어티 테스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주성엔지니어링 피에스케이 아토도 12% 이상 급등했다.

증권사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키몬다 파산에 따른 D램가격 동향과 휴대폰사업부의 마케팅비용 규모 등에 따라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주가 60만원에 '매수' 추천했다.

안성호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월 중 대만 업체의 구조조정도 가시화될 수 있다"며 "산업구조 재편이 중장기 턴 어라운드의 토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외국계 CLSA는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서정환/조진형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