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6일 만에 코스피200 선물을 대거 사들이며 4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수를 불러와 주가 급등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추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프로그램 차익 매수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외국인은 28일 코스피200 선물을 6393계약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1월25일(9148계약)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 같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순매수로 선물과 현물 간의 가격차인 시장베이시스가 확대되면서 2750억원의 차익 순매수를 포함, 모두 4037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됐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 전환은 차익거래 재유입을 통해 수급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설연휴 이전에는 이와 반대로 선물을 대량 매도해 매수차익거래 잔액을 청산하는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시장에 큰 부담이 됐었다. 외국인은 이달 옵션만기일인 지난 8일 이후 2만2500계약을 팔아치우면서 설연휴 전인 지난 주말까지 2만5600계약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결제약정 감소 규모를 감안할 때 이날 외국인 순매수를 시장에 대한 시각 변화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선물 대량 매수는 기존 선물 매도분을 청산한 것이 아니라 신규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그동안 선물을 매도한 외국인은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에 비해 시장베이시스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프로그램 차익 순매수도 2700억원 정도에서 정체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급반등할 경우 기존 선물 매도분에 대한 외국인의 손절매성 환매수가 뒤따를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차익 매수세 유입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