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이들 종목을 대상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27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주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된 종목은 총 25개로 14개였던 한 주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자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거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IT(정보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의견이 줄줄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아졌다. 한진해운 대한항공 현대차 기아차 한진중공업 등 운송 관련주들의 투자의견도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공행진하던 유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운임까지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해운주 등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둔화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수출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T와 KT&G LG생활건강 KTF 등 경기 방어주들은 오히려 투자의견이 상향 조정돼 대조를 이뤘다. 한전KPS는 설비 증설로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 속에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모두 상향 조정됐고, 롯데삼강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강력매수'를 추천받았다.

실제 주가 움직임에서도 KT와 KT&G 한전KPS 등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7일 이후 10% 넘게 하락하는 동안 오히려 3.5%와 8.6%, 3.3% 오르며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재발할 조짐을 보이자 이전 위기 때 선전했던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