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과 미국 비자면제로 수익 개선"

지난해 원화약세ㆍ고유가ㆍ경기침체의 삼중고로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한 대한항공[003490]이 신년에는 불황을 딛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제유가가 하락 안정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 비자 면제프로그램 시행으로 장거리 노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수익 개선 조짐은 지난해 4분기부터 감지됐다.

24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14개 증권사 보고서가 추정한 작년 4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588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1천164억원, 3분기 251억원 영업적자에서 4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11개 증권사는 대한항공이 1분기에도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유가 하락세에 따른 유류비 절감 효과가 크고 미주노선 비중이 높고 단거리 노선비중이 낮은 대한항공의 사업구조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결과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병준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영업비용에서 유류비용이 45%를 차지하고 있어 최근의 유가 하락 안정화는 영업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장거리 운송에 특화된 사업모델상 최근 시행된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작년 12월 미국행 탑승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작년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가 3.9%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삼성증권도 대한항공이 원화 가치 안정화와 함께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외국여행 수요 급증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그러나 경기침체 상황이 호전돼 항공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점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제선 여객 및 화물수요의 증가세 반전은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항공수요가 되살아날 때까지 투자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