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이 현진소재 평산 태웅 등 '풍력 테마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주식형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부진해 대형주를 통해 수익률을 맞추기가 수월치 않은 상황이어서 정책 수혜 기대감과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풍력발전 관련 중 · 소형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풍력 테마주를 대거 사들였다. 현진소재를 가장 많이 매수해 순매수 금액이 191억원에 달했다. 이어 평산 태웅 동국산업 등을 각각 6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또 유니슨용현BM도 순매수 20위권에 포함됐다.

투신 매수세에 힘입어 이들 종목이 돋보이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들어 용현BM과 현진소재가 45.98%와 44.29% 뛴 것을 비롯 평산 동국산업 태웅 등이 2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동국산업은 이날 1.28% 올라 나흘째 상승세를 보였다.

투신이 풍력 테마주를 사들이면서 코스닥시장에서 투신의 순매수가 이날까지 엿새째 이어졌다. 올 들어 사흘만 빼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만 순매수를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풍력 테마주는 사실상 투신에서 주도하는 양상"이라며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하루평균 500억원 이상 순유출되는 등 투자 여력이 위축되자 풍력 테마주 같은 중 · 소형주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풍력 테마주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선기자재주는 내년까지 조선업 관련 실적이 꾸준할 전망이고 풍력에서도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투신 입장에선 이런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미래 성장 기대감'이 주가 상승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미국과 한국의 풍력 관련 정책 방향과 기업 실적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풍력발전 관련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 정책 추진 속도 등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