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채권시장에서 3개월 만에 소폭이지만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1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12월 장외채권시장에서 각각 4568억원과 8469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서는 '팔자'로 돌아서 100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원화채권 잔액도 지난해 10월 45조원 수준이던 것이 37조8000억원으로 10% 이상 줄어들었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외국인들이 신규 투자는 물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재투자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크게 낮아진 금리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유동성 위기로 가속화된 '디레버리징(부채축소)'도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외국인들의 신규 채권 투자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는 3월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채권 규모가 3조2000억원으로 월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점이 부담스런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석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기채권은 상환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안정세를 보이고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4분기와 같은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