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도시바 등 일본 주요 IT(정보기술)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규모 적자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일본 내 '어닝 쇼크'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월 결산법인인 소니는 지난 13일 2008 회계년도 연결결산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경기 침체에 의한 평판TV 판매 부진과 급격한 엔화 강세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전망되는 도시바도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소니 1000억엔대 영업적자 전망

소니는 지난해 10월 전망에서는 2008년 회계년도에 2000억엔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3번이나 실적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

소니의 영업적자는 1994년 이래 14년만의 일로, 수백억에서 최대 1000억엔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소니는 지난 12월 주력인 일렉트로닉스 사업부에서 전 세계적으로 1만60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연말 판매 부진과 액정TV와 디지털카메라의 가격 하락,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실적을 재조정하기에 이르렀다.

아사히신문은 "소니는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내기 때문에 엔화 동향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기 쉽다"며 "달러 대비 엔화가 1엔 내리면 연간 40억엔의 영업이익이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소니는 엔·달러 기준 환율을 달러당 100엔으로 설정했지만 급격한 엔화 강세로 현재 달러당 89엔대까
지 떨어진 상황이다.

◆ 도시바 등도 부진 예상

도시바 역시 소니와 함께 2001년 이후 7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주 급감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당초 1500억엔 흑자 전망에서 1000억엔 초반대의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우세하다.

원자력발전 사업이나 디지털가전 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은 "히타치나 NEC, 샤프 등도 반도체와 전자제품 부진 영향으로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