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사상 최악 수준의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경기지표 악화와 주가 상승'이라는 불편한 관계 청산에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문제는 주가가 사흘 연속 빠졌다는 사실보다 경기와 어두운 실적 전망으로 인해 전반적인 시장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이번 반등은 애초부터 펀더멘털 랠리(기초여건 개선에 따른 반등) 성격은 아니었다. 단지 그 동안 국내외적으로 쏟아져 나온 정책들이 투자자의 마음을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앞서나가게 했을 뿐이다. 실적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부진한 실적전망이 주가를 다시 짓누를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이 역시 시장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 주가는 실적회복을 기대로 상승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연말부터의 상승은 경기나 실적보다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완화되었던 돈의 심리에 의해서 올랐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향후 조정과정을 거친 이후 반등여부 역시 당분간 돈의 심리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장기국채금리의 반등과 달러화 약세 가능성을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가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지난해 10월을 바닥으로 경기와 실적보다 선행해서 반등흐름을 펼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에 와서 경기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주식을 파는 것은 타이밍 싸움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