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닷새간의 랠리를 접고 8일 조정을 보였지만 건전한 숨고르기 과정을 거치며 1200선을 사수해 냈다.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선방한 데다 저항선으로 자리하던 1200선이 전날은 지지선 역할을 해 준 것도 6일만의 조정이 우려스럽지 않은 부분이다.

실물 경기 부진으로 인한 기업실적 전망 악화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전날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을 앞두고 있어 추가 반등 기대감도 여전하다.

코스피 1200선 이후 반등 탄력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투자시계를 짧게 잡고 차익실현과 낙폭과대주, 정책수혜주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권하고 있다.

◆1200 이후 상승폭은 둔화될 것

미국 증시의 조정과 옵션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도 코스피는 전날 1200선을 지켜냈다. 한은의 금리인하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1200선을 사수해 내면서 추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수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볼 때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 정부의 정책, 금리인하와 같은 뉴스들이 펀더멘탈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재료"라며 "우리나라도 공격적인 추가 금리인하 같은 경기부양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날 조정은 원만하게 나타난 기술적 숨고르기라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박선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숨고르기에도 불구하고 1200선을 사수한 증시의 상승세가 금통위에서 예상되는 금리인하와 구조조정의 가속화 기대로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전일 조정 속에서도 1200선을 지켜냈고 만약 외국인이 다시 대대적인 매수세를 나타낸다면 기업실적 악화 등의 부담요인들을 잘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연초 나타난 외국인 매수세가 단발성으로 그치거나 혹은 매수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1200선 위에서는 매수강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코스피 1200…눈높이 낮추고 투자시계 짧게

예상치 못한 랠리가 이어지면서 반등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앞으로 추가 반등의 여지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차익실현과 낙폭과대주 중심의 대응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법다.

김중현 연구원은 "아직까지 펀더멘탈 변수는 기대감보다 부담감이 더 크고 수급 변수 또한 추세적인 유동성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주식시장의 반등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유동성에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감을 걸기보다는 최근 유동성으로 급등한 종목들은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건설과 소재 등 정책수혜주 중심으로 관심을 압축시키는 경계심리를 유지하는 대응을 권했다.

박선욱 연구원은 "금통위의 금리인하 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건설과 증권주의 수혜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그동안 상승세로 부담스러운 수준에 다다른 점을 고려해 점차 차익실현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때까지 낙폭과대주 매수와 차익실현을 병행하며 투자시계를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