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침체된 국내 주택분양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조합원 위주의 사업인 재개발과 재건축에 집중하고 있다. 또 대규모 해외공사 수주에도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급격히 회복세를 보이며 새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이 특히 삼성물산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2만원대로 떨어진 작년 10월 말 외국인 지분율은 11.4%대로 낮아졌지만,지난 6일에는 13.5%로 회복됐다. 외국인은 작년 11월18일 이후 3일을 제외하고 매일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4만원대에 안착했다.

이 같은 강세는 주력사업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타는데다 지주사로서의 가치도 높다는 분석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비중은 △건설(97%) △상사(3%)로 건설부문에 집중돼 있지만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주택분양시장 침체에서 한발 비켜 서 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중 재개발 · 재건축 비중은 2007년 84%에서 작년 상반기 100%로 확대됐다"며 "조합원이 구성되기 때문에 미분양 걱정이 덜한 재건축 · 재개발 사업에 집중한 탓에 미분양사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두바이에서 최근 1조3831억원 규모의 '팜 주메이라 빌리지센터'프로젝트 계약을 따내는 등 해외건설부문의 선전도 주가 강세를 이끌고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은 지난해와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삼성물산의 작년 영업이익을 3860억원으로 추정했다. 2007년 2830억원보다 36% 늘어난 규모다. 올해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8% 이상 증가한 4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정부가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 '래미안'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재건축사업을 대거 따낼 것"이라며 "롯데관광개발 등과 함께 지분을 보유한 용산 역세권이나 인천 송도 개발사업 등에서도 수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목표주가는 6만7000원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