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 무려 438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총 613조8천억원으로 2007년의 1천51조8천억원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이같은 규모의 금액이 증발한 것은 국내 증시 개장 이래 처음이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2007년 951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566조4천억원으로 385조5천억원이 줄었고, 코스닥은 99조9천억원에서 47조4천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52조5천억원이 사라졌다.

시가 총액이 감소한 것은 2002년 이후 6년만이다.

2001년 307조7천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2002년 296조1천억원으로 줄었다가 2003년 392조7천억원, 2004년 443조7천억원, 2005년 726조원, 2006년 776조7천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시가총액 추이를 월별로 살펴보면 5월 1천33조9천억원으로 정점에 도달했으나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10월 613조8천억원, 11월 596조원, 12월 623조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지면서 2007년 대비 40.73% 하락한 1,124.47, 코스닥은 52.85% 추락한 332.05로 마감돼 시가 총액 또한 거의 반 토막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불경기 속에서도 지난해 상장사는 총 1천801개사로 2007년 1천768개사에 비해 33개사가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는 2007년 745개에서 지난해 766개로 늘었으며, 코스닥 또한 1천22개에서 1천35개로 소폭 증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가는 바람에 폭락이 불가피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외화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경기 부양이 진행되고 있어 증시 또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