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일제히 상승하면서 유동성 장세가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17포인트(1.40%) 오른 1,173.57을 기록하며 신년 들어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첫 거래일인 2일에는 32.93포인트(2.93%) 치솟았다.

미국 뉴욕 증시도 2일(현지시각)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작년 종가보다 무려 258.30포인트(2.94%)나 급등한 9,034.69로 마감, 작년 11월5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9,000선을 회복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5.18포인트(3.50%) 오른 1,632.21로 마감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8.55포인트(3.16%) 상승한 931.80을 기록하면서 올해 첫 거래를 마쳤다.

세계적인 급등 장세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유동성 장세'로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최근 장세는 약세장에서 실적 개선 없이 일시적으로 돈이 몰려 나타나는 유동성 장세다.

작년 11월 중순부터 신용경색이 다소 풀리고 강한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주식을 팔지 않으면서 나타난 금융적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들어오는 투자자보다는 단기 모멘텀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반등세의 지속 여력은 약해 보인다.

실물 측면에서 반전의 계기가 찾기 어려운 가운데 주가가 더 오르려면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진정돼야 한다.

미국 금융주의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1월 중순부터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주 손실문제가 불거져 약세장이 돌아올 것이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중에 풀리는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는 단기적으로 1,300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가 실적이 좋지 않은데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라면 최근 경기와 기업실적의 부진,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시장흐름은 유동성 장세의 여건을 대부분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동성 장세 때 최고 40%까지 올랐던 것을 고려한다면 코스피지수는 1,3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

9일 금통위의 0.25∼0.50%포인트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실업률과 중국의 수출입지표는 펀더멘털의 악화 우려는 시장의 상승탄력을 제어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