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건설사와 조선사들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 하면서 건설.조선주가 국내 증시에 있어서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업종비중이 각각 10% 안팎으로 큰 건설사 및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지침을 공개하고 내달까지 업체의 생사를 가를 것으로 예상돼, 관련주 주가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일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지수는 5.83%, 건설업종지수는 1.90% 오르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2.77포인트(0.25%) 내린 1,121.70을 기록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조선주는 현대중공업(6.02%), 삼성중공업(9.96%), 대우조선해양(11.73%), 현대미포조선(5.93%), 한진중공업(6.82%), STX조선(7.63%) 등 일제히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종에서는 GS건설(5.52%), 대림산업(3.15%), 현대건설(2.28%) 등은 오르고 있는 반면 신성건설(-7.83%), 서광건설(-6.39%) 등 소형 건설사는 크게 내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건설사 및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지침을 공개함에 따라 조선.건설업체들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받아들여져 대형 우량 건설.조선주가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IG투자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퇴출요건이 공개되니 상장사 중 우량 건설.조선업체의 경우 구조조정의 회오리를 피해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히려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작은 회사보다는 큰 회사가 낫다는 게 시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등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교보증권 황민아 애널리스트는 "11월 신성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전후에도 단기적으로 건설업 주가가 급락했듯 실제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건설.조선업종 전체가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건설.조선주는 구조조정 논의가 시작된 이후 코스피지수보다 2배 이상 크게 하락해 구조조정 리스크가 어느정도 선반영된 만큼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불확실성 해소 후 퇴출되지 않은 기업들은 하락한 만큼 반등해 낙폭을 만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건설.조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락압력이 불가피할테지만, 이런 위험 속에서 살아남을 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은 1월 증시 핵심변수로 구조조정을 꼽으면서 지금까지는 건설사와 조선업체 중 재무구조가 불량한 일부 기업을 골라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구조조정의 대상이 여타 산업과 대기업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건설사와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여타 산업과 대기업까지 구조조정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불확실성은 주식시장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