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가 생명이다", "위기는 기회다", "기본으로 돌아자가(Back to the Basic)"...

기축년(己丑年). 소띠의 해가 밝았지만 소와 같은 상승장(bull market)을 기대하는 증권사 대표는 없었다.

2일 증권사들의 신년사에는 위기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를 기회로 한단계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는 시장이 어려울 때 투자하는 고객을 찾아 바람개비를 들고 뛰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때"라며 위축되기 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회장은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컴플라이언스의 준수가 절대적 요소"라고 강조하면서도 "미래에셋을 은퇴설계의 명가로 만들고 해외진출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올해의 경영환경은 한 마디로'불확실성의 증대'라고 표현하면서도 "올해는 분명 우리가 '글로벌 탑 10'으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삼성증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위해 1월부터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한국형 투자은행(IB)모델 정립'과 '금융실크로드 구축' 이라는 전략은 지속적으로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원칙과 원론에 입각한 경영·영업활동을 지향하자고 밝혔다.

이동걸 굿모닝신항증권 대표는 "지금 당장은 ‘생존’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이와 함께 ‘미래를 위한 준비’에 더욱 더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꼭 해내고야 만다는 패기를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해 나아가자"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대표는 위기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차분히 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은 "지금 당장은 ‘생존’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이와 함께 ‘미래를 위한 준비’에 더욱 더 만전을 기해야한다"면서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낸다는 말인 '수적석천(水滴石穿)'을 인용해 차근차근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직원들읜 용기를 북돋는 글을 올렸다.

전상일 동양종금증권 대표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유입된 수많은 젊은 고객들과 함께 향후 20~30년의 성장을 함께 할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자산관리를 종합적으로 컨설팅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역량을 갖추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현승 SK증권 대표 역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꼭 해내고야 만다는 패기를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해 나아가자"며 격려글을 남겼다.

이 밖에도 신생증권사의 대표이사들은 결의에 찬 신년사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임기영 IBK투자증권 대표는 "영업점수 18개, 임직원 400여명, IT 인프라 구축 등 영업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 놓았다"면서 "향후 증시 회복기에 IBK투자증권이 다른 어느 신설사보다 빠르게 영업력을 극대화해 수익을 거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명한 KB투자증권 대표는 "2013년 새로운 KB투자증권의 모습을 '국내 톱3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설정하고 자산규모 25조, 자기자본 3조5000억원, 당기순이익 4조9000억원에 이르는 의욕적인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자"고 선언했다.

한편 매각을 앞둔 유진투자증권은 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고 직원들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는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뒤로 남기고, 저는 여러분과 회사의 발전된 미래를 향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여러분들 곁에는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소중한 동료들이 있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