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조정을 받을 듯하면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속된 대형호재로 시장 참가자들에 내성이 생기면서 지수는 힘차게 뻗지 못하는 모습이다.

1200선을 돌파하는 강세 흐름을 위해 시장은 더 큰 호재성 재료를 필요로 하고 있다.

여전히 가격도 부담스럽다. 최근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온 운수장비, 기계, 건설업종 등의 상승탄력이 둔화된 반면 전기가스, 통신 등 방어업종과 철강금속 업종 등이 강세를 보이며 업종별 순환매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17일 1196.37, 18일 오전은 1189.83까지 오르며 12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초반 강세를 지키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저점대비 30% 정도 상승하면서 전고점 부근에서 연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기 때문.

이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로 글로벌 달러의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원·달러 환율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 하향 안정이 차별적 모멘텀으로 작용하며 추가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8% 상승한 1.44달러를 기록하며 달러화는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엔화에 대해서 달러화는 거의 1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날 오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이 붕괴되며 환율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추격매수가 어렵다면 원·달러 환율 수혜주로 대응하라는 전략도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제로금리, 양적완화 효과보다는 달러화의 흐름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며 "주가 반등의 모멘텀은 유동성이 아닌 환율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제로금리와 달러 유동성 확대는 달러 가치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상품, 증시 등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 하락 추세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신흥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의 관심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 달러의 흐름을 주목할 것"이라며 "여름부터 본격화된 달러 강세는 FRB의 제로금리와 시중 유동성 공급으로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약세 가속화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함에 따라 원화 강세에 유리한 종목에 관심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항공, 자동차, 정유, 상사, 해운, 철강 등을 해당 종목으로 꼽았다.

신영증권은 국내 원·달러 환율 안정세가 다른 나라와 차별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환율 안정화의 수혜업종인 전기가스, 에너지, 음식료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시장은 달러화 약세 전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키코 피해 실적개선주를 포함한 원·달러 환율 하락 수혜주에 대한 긍정적 접근이 유효하다. 또 달러화 약세가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금가격과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관심권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지지부진(?)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증시가 환율 하락 호재로 산타랠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