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M&A 기대감…증시안정 자금 첫 투입
일교차 100P…불안장세 여전

국내 증시가 미국 씨티그룹 매각에 대한 기대감과 증시안정펀드의 첫 가세로 하루 만에 1000선을 회복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00포인트 가까이 출렁이는 큰 변동을 보인 끝에 55.04포인트(5.80%) 급등한 1003.73에 장을 마쳐 9일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상승률은 연중 세 번째로 높은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17.06포인트(6.25%) 오른 290.12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30포인트 이상 하락,연중 최저치(938포인트)를 깨고 910선마저 위협했으나 증권 유관기관들이 총 5150억원 규모로 조성한 증시안정펀드 자금 중 706억원을 쏟아 붓자 급등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반등하자 외국인도 매도 규모를 줄이며 순매수로 돌아섰다.

해외에서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에서 중국 국부펀드가 AIG 산하 생명보험사인 알리코에 지분 출자를 협의 중이라는 뉴스에 이어 씨티그룹 매각 방안 검토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가 상승폭을 키우면서 외국인은 9일 만에 7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운수장비 업종이 12.33%나 급등했으며 증권(9.02%) 기계(8.36%) 보험(8.27%) 철강금속 업종(8.19%)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오전 급락세를 보이다 207.75엔(2.7%) 상승한 7910.79엔에 마감,나흘 만에 반등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1.98% 올랐다.

전문가들은 8일 연속 하락으로 반등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증시안정펀드가 수급을 뒷받침해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지난 10월 급락 후 나타난 'V'자 반등 경험에 따라 긍정적인 학습 효과가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씨티그룹 매각 등 미국발 호재가 아시아 증시에 기대감을 불어넣으면서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말 미국 증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경수 팀장은 "국내외적으로 쓸 수 있는 정책카드가 지난 10월보다 많지 않아 반등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그 폭은 지난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침체와 국내 기업 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꾸준히 반등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