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난 완화…원화유동성 문제는 지속"

한미간 원·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이 채권시장의 꼬인 매듭을 풀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각종 유동성 지원 대책에 이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국내 금융불안의 최대 요인인 `달러난(難)'을 완화함으로써 채권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30일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오전 10시30분 현재 전날보다 0.06%포인트 내린 연 4.65%,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연 4.49%를 기록하는 등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새벽 미국에 원화를 주고 최대 300억달러를 받아 사용할 수 있는 한·미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현안인 외화 유동성 문제 해결을 앞당길 것이란 기대를 불러오면서 원·달러 환율 급락과 함께 채권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9월 말 현재 2천397억달러인 외환보유액의 10%를 넘어서는 일종의 크레디트라인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달러 경색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난제인 외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도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은 국제공조의 의미 있는 신호로, 주요 신흥시장 국가가 다 포함돼 연쇄적인 모라토리엄 선언, 후폭풍 우려를 잠재울 수 있게 됐다"며 "국채, 통안채, 정부보증채 등 신용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채권은 적극적으로 매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은 그동안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한 유동성 문제의 절반을 차지했던 외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준 셈이다.

이에 따라 이제 정부는 남은 원화 유동성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중소기업 대출용 총액대출한도를 늘린 데 이어 이번주 초엔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은행채 매입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하지만 원화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대책들의 효과는 아직 불투명하고, 은행채와 회사채 시장의 자금난은 해소될 기미를 좀체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채, 회사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신용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당일 반짝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신용채의 금리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29일 기준 3년 만기 은행채와 국고채의 신용스프레드는 3.13%포인트로 증권업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1999년 8월 이후 최대다.

여기에다 29일 확산된 C&그룹의 워크아웃설 등 기업과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신용채 시장의 자금 경색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외화 유동성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원화 유동성 문제는 쉽지 않다"며 "정부에서 은행채와 회사채 매입에 나서곤 있으나 기업과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라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자금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잠재된 한계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국의 유동성 지원만으론 채권시장의 꼬인 매듭을 풀고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