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7∼9월)에 주식형펀드는 6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설정 잔액 50억원 이상인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425개가 모두 원금을 까먹었다.

해외 펀드 가입자들은 타격이 더 심했다. 러시아펀드는 평균 41.30% 손실을 냈고 브라질펀드도 -29.25%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국내 주식형은 수익률 부진에도 적립식을 중심으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와 3분기 수탁액은 1조8349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 펀드 잔액은 2조3401억원 감소했다.


◆국내 주식형 전멸

2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7월 이후 약 3개월간 국내 주식형펀드는 평균 9.98%의 손실을 입었다. 분기 수익률로는 2002년 3분기(-12.12%)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이 기간에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플러스 수익률을 낸 상품이 하나도 없었으며,특히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손실이 컸다. '동양중소형고배당1'(-15.34%)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C'(-15.33%) '삼성중소형포커스1A'(-14.96%) 등 주요 운용사의 중소형주펀드들이 3분기 중 원금의 약 15%를 까먹었다.


반면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는 클래스별로 6%대의 손실에 그쳐 전체 평균을 웃돌며 최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올 상반기 출범한 신설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칭기스칸국내주식A'는 -3.30%로 1위를 차지하며 '깜짝 데뷔'를 했다.

수익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적립식을 중심으로 자금은 꾸준히 들어와 3분기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1조8349억원 증가했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운용의 대표상품인 '인디펜던스K-2A'(2402억원) '디스커버리5A'(1765억원) 등의 잔액이 많이 늘었다.

◆속 터지는 해외 펀드

3분기에 해외 펀드도 평균 17.59%의 손실을 입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외 펀드 평가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나빴던 올해 1분기(-17.68%)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러시아펀드는 3분기 중 41.30% 손실을 냈고 브라질펀드도 -29.25%에 달했다. 해외 상품 중 비중이 가장 큰 중국(-18.55%) 브릭스(-22.85%) 펀드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에 극히 부진했던 베트남펀드가 이 기간엔 14.31%의 수익률로 회복돼 기존 손실을 다소 만회했다.

펀드별로는 '한화카자흐스탄주식1A'가 -43.33%로 평가 대상 492개 펀드 중 최하위였다.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1C1'(-41.72%) 'JP모간러시아1C'(-41.40%) 등 러시아펀드들도 손실률이 40%를 넘었다. '슈로더브릭스E'(-22.97%) '봉쥬르차이나2A'(-16.70%) 등 잔액이 4조원 이상인 대형 펀드들도 부진했다. 특히 '미래에셋인사이트A'는 3분기에만 14.45%의 손실을 입어 작년 10월 말 설정 이후 누적손실률이 36.75%에 이르고 있다.

반면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19.10%)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1'(16.12%) 등 베트남펀드들은 상반기 부진을 씻고 3분기에 좋은 성적을 냈다. 섹터펀드로는 금융주에 투자하는 '하나UBS글로벌금융주의귀환A'(8.30%)가 돋보였다.

3분기 해외 펀드 잔액은 2조3401억원 순감소했다. 중국펀드에서 5367억원,브릭스펀드에서 4634억원 각각 순유출이 발생했다. 베트남(290억원)과 미국(196억원) 상품으로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