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국제유가가 이틀째 급락해 배럴당 136달러선으로 떨어지고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융권에 대한 한시적 긴급대출을 연장할 수도 있다며 금융불안 해소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

잠정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2.25포인트(1.36%) 오른 11,384.2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1.10포인트(2.28%) 오른 2,294.42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1.39포인트(1.71%) 상승한 1,273.70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전날 미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수십억달러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야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따른 금융 불안 우려 속에도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버냉키 의장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영향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이날 세계 경기의 둔화 조짐과 달러화 강세 속에 원유를 비롯한 상품시장에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급락, 고유가에 불안해했던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33달러(3.8%) 떨어진 배럴당 136.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의 하락폭은 3월19일 이후 가장 큰 것으로, 지난 3일 배럴당 145.8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번 주 들어 이틀간의 거래에서 9달러 넘게 급락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5.37달러(3.8%) 떨어진 배럴당 136.50달러를 기록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후원 포럼에서 "금융시장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프라이머리 딜러의 중앙은행의 대출창구 이용을 올해 말을 넘어 지속하는 것을 포함한 몇몇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3월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실시한 금융권에 대한 한시적 긴급대출을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FRB는 베어스턴스 사태가 터진 3월17일부터 기존의 상업은행 외에도 투자은행과 증권사 등 20개 프라이머리 딜러를 대상으로 재할인 창구를 통한 대출에 나서는 등 금융권에 대한 긴급 대출에 나섰었다.

버냉키 의장은 또 FRB가 금융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제한하기 위해서는 투자은행 감독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의회가 FRB에 투자은행에도 상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자본유동성과 위험 관리 기준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지난 5월 기존주택 판매는 예상보다 큰 폭인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펜딩주택판매지수가 84.7을 기록, 4월의 88.9에 비해 4.7%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하락 예상치인 2.8%보다 큰 폭으로 98.5를 나타냈던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14%나 떨어진 것이다.

한편 채권보증업체인 암박 파이낸셜은 보증투자계약에 따른 담보 추가 요건이 당초 시장의 우려보다 작은 5억600만달러 정도라고 밝힌 영향으로 53%나 급등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