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를 앞둔 기업이 소액주주의 주식을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등장했다.

2일 케이블TV 방송업체 디씨씨의 최대주주인 HCN은 주당 3200원에 소액주주 보유분 143만여주(8.2%)를 공개매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개매수 가격은 가격산정을 위한 기준 값인 2829원에 비해 13.1% 높은 수준이다.디씨씨는 2분기 연속 거래실적 부진을 해소하지 못해 이날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우영 한국통신데이타 등 상반기 퇴출된 16개 기업 중 공개매수에 나선 회사는 한 곳도 없어 디씨씨의 이번 주식공개매수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회사가 자금 여력이 있다면 상장폐지 전 공개매수를 하는 것이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디씨씨 유정석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몇 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매수 가격을 높였다"며 "상장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에는 동작 지역에 국한된 사업 범위로는 한계가 많은 데다 향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상장폐지 결정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