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의 1분기(1~3월) 실적 발표가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152개사가 대체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깜짝 실적' 릴레이에 동참해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이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이제까지 주가 상승폭이 미진한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권했다.


◆10개사 중 7곳은 전망치 웃돌아


1분기 어닝시즌 중간점검 해보니… '깜짝실적' 3社중 1곳 여전히 저평가
27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주말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2월 결산 상장사 중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51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35개사(68.6%)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곳은 16개사(31.4%)에 그쳤다.

코스닥시장도 19개사 중 15개사(78.9%)가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4개사(21.1%)만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대해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나머지 당초 1분기 실적 전망이 보수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면서 "중국 등 이머징마켓 성장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4개사가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기아차 영업이익은 1019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488억원) 대비 2배나 많았다.

포스코강판 한샘도 각각 93억원,6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75.8%,75.6%나 높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LG전자 LG화학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물산 현대건설 SK텔레콤 등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반면 텔코웨어 제일기획 고려개발 KTB네트워크 롯데제과 등 10개사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10% 넘게 밑돌았다.

시가총액이 큰 KT 금호산업의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보다 각각 30.1%,18.0% 적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주 주가 부진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24개사에 대해 지난달 말 대비 이달 25일까지의 주가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15개사가 코스피지수 상승률(7.1%)을 웃돌았다.

예상 밖의 실적 호전에 시장이 주가 상승으로 화답한 셈이다.

LG화학은 이 기간에 31.1% 급등했고 대한제강도 27.7%나 올랐다.

은행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확인시켜 준 부산은행은 24.2%나 뛰었다.

포스코강판(18.7%) LG전자(18.1%) 현대하이스코(17.2%) 글로비스(16.3%) 기아차(15.8%) 등도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나머지 9개사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은 이 기간에 각각 12.0%,3.4%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 이후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2.0% 내렸고 CJ CGV는 7.5%나 빠졌다.

삼성SDI(0.8%) 삼성물산(1.6%) 동양제철화학(6.0%) 대우인터내셔널(6.1%) 현대건설(6.7%)도 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분기 실적의 주가 반영이 미진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자회사 실적 부담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투자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7만원에 '매수' 추천했다.

이 밖에 동양제철화학 삼성물산 CJ CGV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등도 아직 '매수' 추천이 우세한 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