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들어 가격 반등으로 반도체주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분기 마지막 날인 31일 주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31일 오후 1시 23분 현재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각각 1.47%, 5.51%씩 올랐으며, 반도체 장비 및 부품주 중에서도 피에스케이(10.02%), 아이피에스(10.30%), 미래산업(13.95%), 아토(5.95%), 덕산하이메탈(9.65%), 코닉시스템(7.765) 등 급등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이중 아이피에스와 미래산업은 각각 태양전지 일본 납품과 미국 현지 태양광 장비 업체 계열사 추가라는 겹호재가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2분기 반도체 경기 회복 전망은 꾸준히 이어져 왔으며, 이날 한 외신은 일본 최대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4월부터 D램 가격을 20% 전격 인상키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김영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급 증가세가 둔화되고 대형 PC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의 3분기 선구매가 활발해지는 5월 이후에는 D램 가격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D램 업체들은 최소 30~40%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률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8조72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7% 증가할 것으로 김 애널리스트는 예측했다. 그는 하이닉스의 경우 2200억원 가량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과도한 손실을 하반기에 다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경기 저점을 통과하는 구간이므로 연간 실적보다는 분기 실적의 회복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두드러질 올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2조7900억원, 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측면에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까운 장래의 경기동향을 예측하는 지표) 반등이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2월 101.91을 바닥으로 올해 1월 101.92, 2월 102.68로 2개월 연속 반등했다”며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으므로 주가와 중국 경기선행지수 증감률은 동행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분기에도 올림픽에 대비한 수요 및 경기부양 효과, 계절적 산업활동 강세를 배경으로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 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 주가의 상승을 불러오는 중요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반도체 공급 증가율을 결정하는 반도체 장비 출하액이 지난해 7월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자본지출(CAPEX)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의 수요가 회복된다면 반도체 수급은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도 2분기 반도체 가격 반등 시 수혜주를 놓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및 수급 모멘텀에 민감한 하이닉스 매수에 외국인이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 봤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PC용, 서버, 그래픽, 컨슈머, 모바일 등 5대 D램 시장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 30일 알려졌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PC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22.7%, 21.3%의 점유율로 큰 격차없이 1위와 2위에 올라,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탄탄한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