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실적 급등에 이어 올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돌파가 기대되고 있으며, 계열사 주가는 올 들어 약세장 속에서도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검 소용돌이에 휘말린 삼성 및 기아차 실적 부진과 정몽구 회장 도덕성 논란 등으로 시달리는 현대기아차 그룹에 비교해보면 LG의 순항은 더욱 돋보인다.

LG전자, 최대 실적이 보인다

대표주자는 LG전자다.
LG전자 주가는 12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11만7500원까지 치솟는 등 올 들어서만 14%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 가량 떨어졌으며,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과 비슷한 수준인 56만원으로 12일 장을 마쳤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2000억원으로 '1조원 클럽'에 복귀한 LG전자는 올해 이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LG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5500억원에서 1조83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특히 1분기 전망치는 3257억원에서 4516억원으로 39%나 올리며 ‘깜짝 실적’을 전망했다.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휴대전화 출하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원화 약세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그 배경이다.

또 최근 임금협상에서 지난해 물가상승률(3.3%)에 못 미치는 3% 인상에 합의, 사실상 2년 연속 임금 동결을 결정한 것도 고무적이다.

◇LG디스플레이, 핑크빛 전망

국내 증권사들이 한 목소리로 추천하는 ‘올해의 톱픽’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달 초 3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으나, 이후 LCD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4만6500원(12일 종가)까지 올라선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14조16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 늘면서 상장사 중 가장 큰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디스플레이 업체 삼성SDI가 PDP 업황 부진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와 달리 LG디스플레이의 전망은 핑크빛 일색이다.

12일에도 NH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025억원을 기록하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공급부족 전망에 따라 패널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2분기부터 이익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 고유가 속 최선호주

원재료 부담이 커지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유독 LG화학만은 증권사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대증권은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는 원가전가력이 강한 종목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LG화학을 추천했다. PVC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가졌다는 게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7일 LG화학에 대해 배터리, LCD용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 부문의 수익성 개선 및 지난해 LG석유화학과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 수혜 등을 들어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이같은 계열사의 선전은 지주회사 LG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LG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며 상장 자회사 주가 상승, LG CNS 장외가격 반영, 브랜드 로열티 수익추정 상향 등을 들어 목표주가를 10만8000원으로 6.9% 높였다.

12일 LG 주가는 7만3300원으로 장을 마쳐 지난 한달동안 20% 이상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태양광 풀 라인업 갖췄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G는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풀 라인업을 갖췄다”며 “계열사인 실토론의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사업 구체화와 LG전자 또는 LG디스플레이의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물론 LG에게도 고민은 있다. SK텔레콤KT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통신시장에서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의 입지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주가도 LG텔레콤이 올 들어 20% 가량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이어 KT와 KTF 합병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LG 통신업체들도 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으리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