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모기지업체 손버그 모기지가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따른 상환요구)을 맞추지 못해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작년 4.4분기 주택압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신용위기 공포가 다시 커지면서 급락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214.60포인트(1.75%) 내린 12,040.3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9.36포인트(2.20%) 내린 1,304.3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2.31포인트(1.75%) 하락한 2,220.50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손버그 모기지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따른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칼라일캐피털도 마진콜을 맞추지 못해 채무불이행이 예상되면서 신용위기 확산 우려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손버그는 전날 2천800만달러에 이르는 마진콜을 맞추지 못해 크로스 디폴트(연쇄부도)가 초래되고 있다고 밝혀 채무불이행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손버그에 마진콜을 요구한 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체이스는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통보했고, JP모건체이스가 손버그 모기지에 요구한 마진콜 규모는 3억2천만달러로 알려졌다.

손버그 주가는 이날 50%나 폭락했다.

영국의 칼라일캐피털도 7곳으로부터 3천700만달러의 마진콜 요청을 받았으나 4개 업체의 마진콜에 응하지 못했고 이중 한 업체로부터 디폴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혀 신용위기 우려에 가세했다.

JP모건체이스는 UBS가 240억달러 상당의 알트 에이 모기지 채권을 처분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UBS의 자산 상각 예상치도 당초 150억 스위스프랑에서 185억 스위스프랑으로 늘려 잡았다.

UBS 주가는 4.5% 하락했다.

메릴린치는 전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업을 중단하고 650명을 해고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6% 하락했다.

채권보증업체 암박도 전날 15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을 밝혔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13%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작년 4.4분기 주택압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대출 연체 비율도 22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는 등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 주택 소유자들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신용위기 우려를 키웠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는 4분기에 주택대출 중 압류에 들어간 비율(계절조정치)은 0.83%에 달해 전분기의 0.78%보다 높아지며 전 분기에 이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고 밝혔다.

모기지 연체 비율도 5.82%에 달해 전분기의 5.59%, 1년 전의 4.95%에 비해 크게 높아지면서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MB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더그 던컨은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한 주택압류와 연체비율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택압류와 연체 비율 증가의 정점이 올해 중반까지도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당분간 사정이 더 악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지난 주(2월24일-3월1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예상보다 줄었지만 1주 이상 실업수당 신청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가장 많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1주 전의 37만5천명보다 2만4천명이 줄어든 35만1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1주 이상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실업자는 283만명으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발생했던 지난 2005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의 2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2월 동일점포 기준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6% 늘어났고 타깃의 매출도 0.5% 늘어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JC페니의 매출은 6.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저가 상품 구입이나 꼭 필요한 물품만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할인점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