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8000원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조원 가량의 자금조달을 추진중인 것과 관련, 유동성 위기설이 시장에 나돌면서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오전 11시2분 현재 기아차는 전날보다 0.66% 떨어진 90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8860원까지 급락했으며, 지난 4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내림세다.

기아차가 이처럼 장중에 8000원대 주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4년 8월11일(8940원) 이후 3년5개월 만에 일이다. 기아차가 9000원선을 하회한 채 이날 장을 마감한다면 41개월 전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최근 기아차의 급락세는 기아차의 유동성 위기설과 현대차의 자금지원설에서 촉발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회사채발행 등을 통해 국내에서 3000억원, 해외에서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14일 기아차가 국내 회사채 발행에 실패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면서 현대차가 자금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발행한 것.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달 받은 사항이 전혀 없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화증권 용대인 자동차업종 연구원은 15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일단 "기아차의 유동성 위기나 현대차의 자금지원설은 섣부른 예단"이라고 일축했다. 기아차가 자금조달을 하려는 것은 단기 CP(기업어음)를 장기 자금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일 뿐 유동성 위기나 현대차의 자금 지원설로 비화될 문제는 아니라는 게 용 연구원의 판단이다.

용 연구원은 오히려 "작년에 현대차가 유동성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경험과 기아차의 올해 신차 시리즈 출시, 현대차의 기아차 우선주 옵션 행사에 관한 전망 등을 종합해 볼 때 주가약세를 보이는 현시점을 절호의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