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정기주총을 통해 신규 선임된 최고경영자들의 'CEO 주가'는 어떨까.

휴켐스 현대제철 대림산업 글로비스 등은 신임 CEO가 선임된 후 주가가 2배 이상 뛴 반면 하이닉스 우리금융 한국전력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시가총액 상위 200개사 중 지난해 초 CEO가 바뀐 상장사들의 작년 1월2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주가 흐름을 조사한 결과 박승영 사장이 새롭게 부임한 휴켐스는 이 기간 145.5%나 급등했다.

휴켐스는 2002년 9월 남해화학에서 인적 분할된 정밀화학 핵심소재 생산업체다.업황 개선에다 탄소배출권 등 신사업을 통한 성장성 확보에 주력한 박 사장의 경영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초 박승하 사장이 선임된 현대제철도 봉형강 가격 강세로 1년여 동안 136.4%나 올랐다.

박 사장은 실적 개선과 제철소 건립의 성공적인 추진을 인정받아 작년 말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김종인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대림산업도 7만6000원에서 16만7500원으로 120.4%나 뛰었다.

글로비스 역시 김치웅 사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여 이 기간 117.1% 상승했다.

LG그룹 내에서는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주가도 크게 올랐다.LG전자는 5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72.7% 뛰었으며 LG필립스LCD도 60.7% 상승했다.권 사장은 전년 9452억원 영업적자를 낸 회사를 지난해 1조4000억원(컨센서스) 영업흑자로 돌려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석유화학업계 신임 CEO들도 부임 후 주가 성적표가 좋았다.작년 초 기옥 사장과 정범식 사장이 새롭게 선임된 금호석유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은 각각 62.4%,52.5% 올랐다.

반면 산업자원부 제1차관에서 업계 CEO로 온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과 재정경제부 제1차관 출신의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 기간 자사 주가가 각각 35.0%,15.8% 내려 대조를 이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