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8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막판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경기침체 및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잔뜩 쪼그라든 모습을 보였다.

美 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출렁대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최근의 미국 증시 하락이 '하루짜리 하락'이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도 당분간은 변동성 확대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9일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미국 증시 급락의 원인은 서브프라임과 관련된 금융기관의 대손상각 규모가 거대하다는 점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금융기관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신뢰 상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부 모기지 대부 업체들의 실적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의문이 실제 금융기관의 부실회계로 판명날 경우엔 과거 엔론과 같은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지적.

한편 김 팀장은 "그 동안 美 증시 하락시 국내 증시는 빠른 복원력을 보였는데 이는 미국의 증시 하락이 하루짜리에 그친데다 이머징 아시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 경제 및 증시가 반전한다고 해도 기대치는 많이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美 경제와 증시가 부동산 경기 하강이라는 아킬레스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인데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가장 활동성이 강한 40대의 인구구성비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 등이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예전처럼 단기에 그치는 것이라면 국내 증시도 강한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기대와 달리 美 증시가 금융불신 구조하에서 추가로 밀릴 경우 국내 증시 역시 상승 흐름에서 잠시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게 김 팀장의 판단이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와 국내 및 아시아 증시의 구조적인 디커플링 가능성이 국내 증시의 하락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한편 낙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가가 100달러를 터치하는 때가 반전 시점으로 유력하다고 판단.

대신증권 역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유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금융기관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당분간 미국 증시는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한동안 지지선 테스트 과정을 거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내적 모멘텀을 감안할 때 1950선 부근에서는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하고, 연말 랠리와 기관의 윈도우 드레싱 효과로 전날과 같은 급격한 조정은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