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2월이 온다’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던 이번 주는 아마도 부진한 2월의 전주곡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다음주부터 한동안 주식시장이 조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동안’은 다음주만이 아니라 2월내내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관망하는 자세로 임하라는 조언이 대다수였다.

심지어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라”는 조언까지 나왔다. 주식투자를 권유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입에서 ‘당분간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는 의미인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이기에 다음주 전망이 이토록 우울할까?

핵심은 그 동안 장기간 활황세였던 해외 증시가 이제 조정을 받을 때가 왔다는 것.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8개월 동안 해외 증시들이 별다른 조정 없이 꾸준히 상승해왔는데, 요즘 들어 미국, 중국 등 주요 증시들이 조정을 받을 듯한 분위기가 엿보이인다고 한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기업들의 개별 실적이나 경제 환경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조정 없이 계속 올랐다는 게 문제”라며 “이제 매도하며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의 주가가 불안하고, 인도증시도 조정이 예상된다. 이런 대외 요인이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경기지표들이 월말, 월초에 집중된 만큼, 투자자들은 다음주에 발표될 경기지표들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증시가 좌우됐지만 앞으로는 경기변수를 보면서 투자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주에 나오는 주요 경제지표는 국내 1월 수출입동향(2월1일), 미국 1월 ISM 제조업지수(2월1일), 미국 고용보고서(2월2일) 등이 있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30~31일 열린다.

FOMC에서 결정되는 미국 금리는 현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설명.

다음주 주가지수는 대체로 1350~1400 박스권을 오르내리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최저점으로 1345까지 낮춰 잡은 애널리스트도 있었다.

이렇게 우울한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은 두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할 만한 업종은 존재한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니 수출관련 대형주는 나쁘지 않다”고 추천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주는 해외 원자재시장의 영향하에 있고, 건설주는그 동안 낙폭 과대였던 만큼 투자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최저점 아래로 밀릴 경우 반도체, 기계, 조선, 은행, 음식료 업종 내 대표주 중심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