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적정 주가(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해당 종목의 실적이 좋아져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적정 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가격차)이 큰 종목은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인 만큼 향후 반등장에서 상승폭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또 이익이 늘어나는 종목 중 낙폭 과대주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 적정 주가 괴리율이 큰 종목

23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적정 주가와 실제 주가 간 차이가 많이 나는 종목은 IHQ 현대오토넷 텔코웨어 유엔젤 등 주로 중소형주들로 괴리율은 70∼99%에 달한다.

IHQ와 현대오토넷의 경우 현 주가가 증권사들이 추정한 적정 주가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오토넷에 대해 "시가총액이 현대차·기아차의 12% 수준은 돼야 적정하지만 지금은 8%대에 불과하다"며 "현대차그룹의 투자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2분기부터는 유럽 수출 현대·기아차에 오디오 제품이 장착되고 7개 자동차업체에 제품 공급을 추진하는 등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계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모바일 솔루션업체인 유엔젤도 4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애널리스트들은 주가를 낙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날까지 6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밖에 한라건설 금호산업 대우인터내셔코오롱건설 동양기전 동부건설 삼호 대원강업 S&T대우 등도 현 주가와 적정 주가 간 차이가 50%를 넘는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성엘컴텍 케이엘테크 KH바텍 이노칩 휘닉스피디이 우주일렉트로 신화인터텍 등 휴대폰 및 액정표시장치(LCD) 부품업체들이 주가 괴리율이 큰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한 휴대폰부품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시장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휴대폰 관련주들이 시장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일부 실적 개선 종목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이익증가 낙폭과대주도 관심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는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갖고 중기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강현철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은 펀더멘털이나 이익 증가 추세가 훼손됐다기보다는 수급 불안과 이에 따른 심리적 위축 때문"이라며 "이는 추세적 요인과 무관한 만큼 이익과 낙폭 과대라는 변수를 고려해 투자 종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4분기 연속 늘고 있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회복세로 돌아선 턴어라운드 종목 중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 17개를 선정했다.

심텍 코리안리 롯데쇼핑 제일기획 신세계 등은 견조한 이익 증가세가 특징이며 피앤텔 종근당 삼성전기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메리츠화재 다음 등은 턴어라운드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낙폭이 과대한 종목으로 꼽혔다.

김태완·김용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