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로 냉각된 국내 증시에 애플 충격까지 더해져 기술주를 필두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65포인트 하락한 1,360.56으로 마쳤다.

이날 증시에서 기술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이 중기 추세선인 6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 5개월만에 데드 크로스가 발생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전기전자주를 중심으로 실망 매물을 쏟아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기술주들이 줄줄이 미끄러졌다.

삼성전자는 사흘째 약세를 지속, 전날보다 1.68% 하락한 58만5천원으로 마감했으며 하이닉스(-4.87%), LG필립스LCD(-1.45%), 삼성전기(-5.43%) 등의 대형기술주들이 하락했다.

이날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은 애플 악재였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업황 전망이 부진한 상황에서 애플 역시 기대치를 밑도는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도 애플의 2.4분기(1~3월)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애플은 뮤직플레이어 아이팟과 맥킨토시 컴퓨터의 기록적인 판매에 힘입어 1.4분기(10~12월) 순이익이 10억달러, 주당 1.14달러로 1년 전의 5억6천500만달러, 주당 65센트에 비해 78%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그러나 2.4분기에는 주당 54~56센트의 순이익과 48억~49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당 60센트의 이익과 52억3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JP모건증권은 애플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을 비롯한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의 업황 둔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투자심리 위축과 수급 악화 지속으로 당분간 주식시장과 기술주들의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워낙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가 취약한 상황에서 애플 등의 외생 변수로 인한 충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관망세가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대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아 실망 매물이 출회되면서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으며 당분간 조정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며 "다만 그간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급락보다는 횡보 조정장세를 보이면서 서서히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한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만큼 당분간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이 2.4분기까지 저점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주가도 4~5월까지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은 당분간 애플 악재에서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국내 IT주들은 지금까지 워낙 많이 빠져서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며 "하이닉스 실적 발표 등이 예정된 이달 말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업체들은 현 주가 수준이 밸류에이션 상으로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점차 회복세를 찾아갈 것이며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