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여행이 최근 구본호씨가 최대주주로 부상한 미디어솔루션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다.

범한여행은 구씨가 사실상 최대주주인 범한판토스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범한여행은 미디어솔루션과의 합병을 위해 최근 지평회계법인에 기업평가를 의뢰하고 우회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한여행측은 1주일 내로 기업평가 작업을 마치고 구체적인 합병 비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범한여행 관계자는 "일반 여행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강력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며 "우회상장은 여행사업 영역을 기업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범한여행은 그동안 LG의 각종 비즈니스 출장 여행업무를 처리해 왔으나 성장성에 한계를 보여왔다.

2004년 매출 306억원,영업이익 5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4억원과 51억원에 그쳐 50% 이상의 매출,영업이익 신장률을 보인 선두 업체와 큰 격차를 보였다.

전체 여행 매출 중 일반 여행상품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해외 여행자 수가 4만5922명(405억원)으로 송객 기준으로 업계 13위에 그치고 있다.

성장성도 경쟁 업체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구씨는 현재 중국 상하이의 물류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조만간 국내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일 예정이며 미디어솔루션 인수는 국내 사업을 위한 발판이라는 분석이다.

구씨는 나노 관련 정보기술(IT)업체와 전자태그(RFID)업체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한여행이 우회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경우 여행업계 전반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전담 여행사인 세중은 나모인터랙티브와 합병 후 패키지 여행사 '투어몰'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범한여행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투어 호도투어 투어2000 넥스투어 등 10위권 내 중견 여행사들도 대거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주식시장에서 여행주들이 새로운 테마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가 1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하는 등 경쟁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회상장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여행사가 크게 늘고 있어 몸집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씨가 보유 중이던 일부 BW를 매각한 이후 급락세를 보이던 미디어솔루션은 이날 2.65%(850원) 오른 3만2900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김태완·김형호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