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3분기에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2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의 예상을 뛰어넘은 가격하락이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LG필립스LCD는 10일 3분기 매출이 2조7730억원으로 2분기(2조3150억원)에 비해 20% 늘어났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3720억원에서 382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9년 창사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악의 실적이다. 순손실도 지난 2분기(322억원)와 비슷한 321억원에 달했다.

LG필립스LCD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데다 모니터와 노트북 PC용 패널 부문의 시장상황이 호전돼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면적기준 출하량은 지난 분기에 비해 34% 늘어난 200만㎡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 판매가격은 2분기에 비해 11% 하락해 영업손실폭을 늘렸다. 3분기 동안 ㎡당 매출 원가를 12% 낮췄지만 주력제품인 대형 패널의 판매가 하락률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LG필립스LCD는 4분기 실적에 대해선 낙관했다. 2분기에 실시한 생산감축 등으로 대형 LCD 패널의 재고 회전일수가 4주 수준에서 2주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재고 부담이 크게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판매가 하락률이 안정되는 동시에 가동률은 100% 수준으로 회복되고 출하량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강윤흠 대우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재고손실 등의 원인이 있었으나 3분기는 전반적으로 패널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적이 악화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호성 LG필립스LCD 상무는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의 30% 수준인 1조원으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며 "합작선인 필립스의 지분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필립스측과의 협력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호·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