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과거 북핵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의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단기 충격에 그치고 며칠 안에 정상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북핵 리스크가 발생해 주식시장에 충격을 던진 경우는 14차례였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일주일간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주가가 내린 적은 단 한 차례였다.

2002년 12월의 북한 핵봉인 제거 조치 이후 주가가 5.3% 하락한 것이 유일하다. 그만큼 국내 증시는 여러 차례의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내성을 키워온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리스크가 터진 당일 주가 변동폭을 보면 2003년 3월17일 북 전투기가 미 정찰기에 접근했던 당시 코스피지수가 하루 새 4.17% 급락,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해 4월25일 북한이 핵 보유를 시인한 날은 3.69% 하락하며 두 번째 낙폭을 나타냈다.

또 같은 달 29일 미국이 북핵 8기 보유를 확인한 날은 2.93%,2002년 12월23일 북한 핵봉인 제거 당시에는 2.55% 하락,핵실험을 강행한 9일의 낙폭보다 컸다.

북핵 리스크 발생시 지수 복원 기간도 짧았다. 14차례 중 6번이 불과 하루 빠진 후 다음날 곧바로 반등했고,이틀 내지 사흘간 조정을 거친 뒤 반등한 사례는 각각 세 차례였다.

2002년 12월23일 7일 연속 조정받은 것이 역대 최대 기록이다. 북핵 리스크 발생에 따른 코스피지수의 평균적인 조정기간은 2.29일로 집계됐다. 하지만 외국인은 북핵 리스크가 일어난 날 대부분 순매도를 보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