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워런트증권(ELW) 등 파생상품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이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더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증시 부진을 핑계로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금을 옮겨 연 5% 안팎의 시장금리에 만족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간접투자 문화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데다 각 금융회사들이 증시 조정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생상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관련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만 이들 파생상품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상품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원금 손실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상품구조,리스크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급증하는 파생금융상품 거래

증시 조정으로 일부 상품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ELS 발행잔액이 1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ELS 발행잔액(발행액-상환액)은 11조4000억원으로 한달 새 1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 2003년 첫 선을 보인 ELS는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개별 종목 1∼3개의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증권이다.

ELW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ELW는 개별 주식(또는 코스피200지수)을 특정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증권을 증권선물거래소를 통해 매매하는 것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1500억∼1700억원을 넘나들 정도로 매매가 활발하다.

최근 들어선 ELW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5%까지 늘어났다.

콜ELW(살 권리를 가진 증권)는 상승장에서,풋ELW(팔 권리를 가진 증권)는 하락장에서 각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증시 조정기에도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조급한 ELS 투자는 금물

증권업계는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지난해 4분기에 판매된 ELS 가운데 줄잡아 10% 정도가 6개월마다 주어지는 조기 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장중에 한 순간이라도 40% 안팎까지 하락한 기아차나 삼성SDI LG전자 등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일부 ELS는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만기 또는 조기상환된 ELS 657종의 평균 수익률(연률 기준)은 10.67%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추세로는 만기 수익률이 크게 낮거나 조기상환이 힘든 사례가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새로 ELS에 투자할 때는 어떤 경우 수익을 얻고 손해를 보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기초자산 종목이 모두 변동성이 적다면 그만큼 투자 리스크가 적은 대신 기대 수익률도 낮은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중도환매가 가능한 상품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ELS는 환매가 어렵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다만 최근 들어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춘 대신 원금보장 및 조기상환 요건을 완화한 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가입자의 경우 ELS 만기가 3년 정도로 길기 때문에 조급하게 중도 해지하지 말고 주가가 오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전략이 좋다"고 권고했다.

신규 투자자의 경우는 투자 기간,증시 전망,리스크 수준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가입하는 게 중요하다.

◆ELW 몰빵투자 안 된다

ELW 역시 기존 투자자와 신규 가입자의 투자 전략이 차별화된다.

최근 조정장으로 인해 기존의 콜ELW 투자자는 대부분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최창규 연구원은 "콜ELW는 증시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수 반등 때마다 손절매를 하거나 아니면 풋ELW를 매수해 헤지(리스크 회피)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규 투자자의 경우는 증시가 박스권을 나타낼 경우 투자를 유보하거나 만기가 긴 유형의 ELW를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ELW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도 큰 상품이어서 한 방향으로 '몰빵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보유 중인 현물 주가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