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시장이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TF 열풍을 '월가의 뉴 트렌드'로 꼽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현행 ETF외에 오는 27일 자동차 반도체 건강관리 은행 정보기술(IT) 등 업종지수를 기초로 한 섹터ETF가 추가로 상장되면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세계 ETF시장 현황과 국내 ETF시장 발전방향 등을 시리즈를 통해 모색해본다.

◆ 세계 ETF시장 34% 성장

ETF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세계적으로 453개의 ETF상품이 33개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순자산총액은 4168억달러(약 400조원)로 2004년 말에 비해 34.5% 증가했다.

ETF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미국(3042억달러)은 전체 펀드시장의 15.5%가 수익이 지수 움직임에 연동되는 인덱스펀드이며 이 중 ETF가 35.5%를 차지한다.

최근엔 유럽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 ETF 순자산총액이 61.7% 늘었다.

특히 독일거래소는 지난 3월 말 기준 ETF 운용자산이 323억유로(약 40조원)로 ETF가 첫 상장된 2000년 이후 자산 규모가 연평균 132%씩 불어났다.

거래대금도 작년 말 월평균 38억유로에서 1분기 말 56억유로로 급증했다.

올리버 클롭시 독일거래소 ETF시장 담당자는 "채권 원자재 ETF 등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ETF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아직은 기관투자가 중심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ETF투자자의 절반가량이 개인들이다.

◆ 안정성·수익성 겸비 '각광'

ETF가 각광받는 이유는 우선 수익률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SPDR(일명 스파이더)는 최근 3년간 22.61%의 수익을 냈다.

3년 전 당시 대표우량주라 할 수 있는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주가와 비교해 보면 엑슨모빌 한 종목만 31.46%로 ETF 대비 초과수익을 냈을 뿐 마이크로소프트(-19.11%),월마트(-13.92%),화이자(-33.48%) 등은 손해를 봤다.

제너럴일렉트릭(5.67%)의 상승률도 ETF에 못 미쳤다.

특히 장기 투자일수록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펀드들이 시장평균 수익률을 초과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ETF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인덱스 투자로 유명한 뱅가드그룹에 따르면 과거 10년 동안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앞선 주식형펀드는 30% 선에 불과하다.

독일거래소의 클롭시 담당자는 "유럽 전체적으로 4000여개의 펀드들이 있는데 벤치마크보다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는 별로 없다"며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는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수료가 싸다는 점도 매력이다.

독일의 경우 일반펀드의 수수료는 1.5%인 반면 ETF 수수료는 10분의 1 수준인 0.15%에 불과하다.

국내의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200ETF도 수수료가 0.51~0.52%로 일반 주식형펀드(평균 2.5%)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또 0.3%의 거래세도 면제된다.

변상무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보는 "국내에서도 27일 섹터ETF에 이어 내년 중 해외ETF가 상장되면 ETF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크푸르트·런던=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 ETF란… ]

특정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일종의 인덱스펀드다.

펀드이면서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어 실시간 펀드 기준가격을 보면서 주식과 똑같이 사고 팔 수 있다.

특정한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펀드 내 어떤 주식이 편입돼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어 운용의 투명성이 보장된다.

또 ETF는 분기 또는 반기별로 배당과 같은 개념의 투자분배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