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락 하루만에 강하게 반등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시적인 반등에 일희일비하는 것을 자제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경기논란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상승추세로 완전한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증시 급락 진정 = 이날 시장은 외국인 매도강도 약화, 선물 반등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등으로 급반등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반등은 수급 요인 외에도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인식과 함께 투자자들이 악재에 대해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증시 분위기도 한층 안정세를 되찾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진정되면서 급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예상보다 못한 것으로 발표되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돼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지난달 미국 기존 주택판매는 2% 하락함에 따라 금리인상 우려도 줄었다는 평가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간 경기 논란에 휩싸여 과도한 반응을 보였던 투자자들이 낙폭과대 인식 확산 및 원자재값 안정세 등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일정 수준까지는 반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급은 아직도 '중립' = 그러나 수급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데 무게가실리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여전히 시장 전반에 대해선 '매도관점'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5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수하게 팔아치웠으며, 이날도 은행.증권.보험.유통 등을 제외한 전기전자 등 대다수 업종에 대해 여전히 매도우위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동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국관련 펀드에서 29주만에 자금이 빠져나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18~24일) 한국관련 해외 뮤추얼펀드에서 총 43억5천1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한국관련 펀드별로는 글로벌 이머징마켓(GEM) 펀드에서 12억2천10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일본 제외 아시아 펀드에서 16억5천200만달러, 태평양 지역 펀드에서 1억3천300만달러, 인터내셔널펀드에서 13억4천500만달러가 각각 순유출됐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뮤추얼펀드의 자금 동향도 인플레이션 위험 부각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위축과 경기 둔화 우려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자금 유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 은행 기업공개(IPO)에 이어 3.4분기 초상은행과 공상은행 상장, 내년 중신은행 및 주요 전력회사들의 상장 등이 예정돼 있어 국내에서 외국인 수급사정은 단기에 개선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박소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진정기미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 대만, 인도, 태국 등 아시아전역에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지수가 10%나 조정을 받았음에도 매도규모가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들도 아직은 본격 매도에 가담하지는 않고 있으나 지수가 추가 하락시 로스컷(손절매) 가능성 및 기술적 반등시 펀드 환매 발생 등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실제 주식형펀드는 지난 1월 급락국면에선 자금이 유입됐으나 급등 국면인 4월에 환매가 일어났다.

다만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이 은행.증권.보험.통신 등의 업종에 대해 매수관점으로 돌아선 데다 전체 매도규모가 줄어든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향후 장세는 = 따라서 종합적으로 볼 때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가 급반등했지만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증시가 바로 상승추세로 복귀하기 보다는 악재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할 때까지는 숨고르기 과정을 거칠 것으로 진단했다.

황 팀장은 "외국인 매도강도가 한층 약화된데다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된 점을 감안할 때 증시는 일정 수준까지는 반등을 보일 것"이나 "내달 말(28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미 금리 정책에 대한 불안감 탓에 바로 상승추세로 복귀하지 않고 일정한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50~1,360선까지 반등한 뒤 일정한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 보강 및 매물 소화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및 인플레이션 동향이 관건"이라며 "다만 경기가 시장 우려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점과 현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코스피지수가 1,30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과거 중기적 하락 국면에서 지수 하락폭이 고점대비 평균 13~14%였으며 펀더멘털 부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약세흐름'이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