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반년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하며 결국 920원대로 떨어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주말보다 달러당 11.70원 폭락한 927.9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997년 10월23일 921.00원 이후 최저수준으로 근 8년7개월만에 920원대로 떨어졌다.

전거래일대비 하락폭은 지난해 10월26일 12.50원 이후 6개월여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4.80원 하락한 934.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역외매도 증가로 930원 아래로 떨어진 뒤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930원 부근에서 공방을 벌인 뒤 기업들이 매물을 쏟아내며 은행권 손절매도가 촉발되자 927.3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 확대로 달러 약세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4월 고용지표 부진 영향으로 10일로 예정돼 있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기조의 종결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자 달러 매도세가 폭주했다.

엔.달러는 7개월 만에 최저수준인 111엔대로 폭락하며 원.달러 동반 급락을 초래했다.

이번주내 위안.달러 환율의 8위안 붕괴 가능성과 국내 주가 상승 등도 원화 강세에 일조했다.

낙폭이 10원에 달한 부담감으로 매도세가 자제되며 원.엔 환율은 한달여만에 100엔당 830원대로 상승했다.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엔.달러 급락으로 외국인 주식매수분 등 매물이 급하게 나왔다"며 "엔.달러 환율에 비해 낙폭이 제한되기는 했으나, 당국 개입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 자제 가능성 등이 매도세를 강화시켰다"며 "우리 당국 역시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6.3원 상승한 831.09원을, 엔.달러 환율은 111.64엔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